易의 의미
역이란 '변화'를 의미한다. 역경을 영어로 "The Book of Changes"라고 번역 된다.
변화란 우주를 구성하는 기(氣)의 끊임없는 순환을 의미한다. 우주는 시공연속체(Space-time contiuum)을 의미한다. 우주, 그 전체는 역 속에 있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동한 말의 경학자 정현(127~200)은 一名三義라고 말했는데 역이라는 이름은 하나이지만 뜻은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함. <周易正義>,論 易之三名
그 첫째가 이간(易簡)이라 하여 우주가 아무리 복잡한 사태일지라도 쉽고 간단하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변역(變易)이라 하여 우주의 모든 사태는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점이라는 것은 우주의 시공의 변화하는 사태 속에서 예정되어 있거나 불변의 운명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공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그때그때 적합한 행동의 진로를 알아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역(不易)이라 하여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기본적인 틀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로써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다든지 불이 상승하고 물이 하강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들 수가 있다.(不易者, 言天地定位, 不可相易. 불역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이 위치를 정하면 서로 바뀜이 없다.)
***易之三名의 정리***
1. 이간(易簡) : 우주가 아무리 복잡한 사태일지라도 쉽고 간단하다.
2. 변역(變易) : 우주의 모든 사태는 끊임없이 변한다.
3. 불역(不易) :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기본적인 틀은 바뀌지 않는다.
***易은 변화이지만 그것은 創造적인 變化***
역이 변화(changes)라고 하지만, 그 변화는 퇴행적 해체가 아니라 생하고 또 생하는 창조의 구성이요, 생명의 약동이다. 이 생명의 약동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본적인 범주를 --과 −이라는 두 개의 심볼로 나타냈다는 데 역의 획기적인 도약이 시작되었다.
--은 무엇이고 ㅡ은 무엇인가? 흔히 알고 있는 음과 양을 뜻하나? 그러나 역경에는 음양이라는 말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음양은 오로지 역전에 나타날 뿐이다. 그러면 음양이라는 언어적 개념화가 앞섰는가? --과 ㅡ이라는 심볼리즘이 앞섰는가? 확답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대체적으로 --과 ㅡ이라는 순수한 기호체계가 음양이라는 말에 앞섰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런 말이 없으면 의미전달에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주역]이라는 문헌에서 대체적으로 많이 쓰이는 개념은 "음양"이라기 보다는 강유(剛柔)라는 개념이다. "강하다, 부드럽다"는 의미는 매우 구체적인 의미론적 맥락을 전한다. 그러나 음양은 그러한 일상적인 의미를 전하지 않는다. 음양은 일상적인 언어로서도 매우 추상적이며, 기호적 상징이며, 구체적인 레퍼런스가 없다. 따라서 고대사상의 발전은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의미체계로부터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기호체계로 확대되어간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강유의 어휘조차도 역경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역경이라는 문헌의 체계는 매우 추상적, 일반화된 심볼리즘만 고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논의를 심화시키면 우리는 너무도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되고 최초의 관심사인 역점(易占)에 관한 탐색이 좌초되고 만다.
[계사]상 11장에 "역유태극 易有太極"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역에 태극이 있다는 의미로 변화 속에 태극이 있다는 뜻이다.
왕선산(王船山, 1619~1692, 명말 청초의 遺老)은 이 문장을 가리켜, "有"는 "고유지 固有之" "동유지 同有之"(이것이 굳건히 있고, 이것이 같이 있다.)의 뜻이다라고 했는데, 이는 易하는 우주 속에 원래 태극이 있다는 뜻이요, 또 역과 태극은 따로따로 선후를 가릴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 같이 있는 것(同有之)이다라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변화하는 시공과 더불어 태극이 있고, 태극이 곧 변화하는 우주 그 전체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역의 체계를 만든 고대인들은 이러한 변화생성 중인 우주의 전모를 간이(簡易)한 심볼 속에 담으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선산이 이러한 주제에 관하여 남긴 몇 마디 말로써 역에 관한 모든 담론을 다 정리할 수 있다.
***易有太極의 정리***
易에 太極이 있다. 太極이 변화하는 시공 속에 있다. 太極은 變化하는 宇宙 전체이다.
"태허란 본래 동하는 것이다.(太虛, 本動者也.)"
여기 "태허"라는 것은 장횡거라는 송나라 초기의 사상가가 우주를 가리켜 한 말인데 그 말 그대로의 뜻은 "크게 비었다"는 뜻이다. 우주는 크게 빈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비어있는 정태(靜態)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태(動態)라는 것이다. 선산은 또 말한다.
"신유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주렴계가 태극이 동하여 양을 생한다고 하였는데, 이때 태극 그 자체가 동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때의 동은 확실한 우주의 움직임이다. 곧 이어서 태극이 정하여 음을 생한다고 했는데, 이때 정한다는 말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동의 가능성을 함장한 고요함이란 뜻이다.
우주의 동은 동의 동이지만, 우주의 정 또한 동의 정일 뿐이다. 모든 것이 폐지되어 근본적으로 동이없는 상태의 정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서 그런 정으로부터 음이 생겨날 수 있으랴! 한 번 동하면 반드시 한 번 정한다고 하는 것은 우주의 기가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닫힘으로 인하여 열림이 있을 수 있는 것이요, 열림으로 인하여 닫힘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니 이러한 우주의 닫힘과 열림은 모두 동을 말하는 것이다. 폐연한 무생명의 정이라는 것은 모든 것의 종식이다.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다.'라고 했는데, 어찌 천지에 종식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늘의 명은 잠시도 쉼이 없다'([중용]26장에서 [시경]을 인용한 말)라고 했는데 어찌 정이 있을까 보냐! 泰極動而生陽, 動之動也; 靜而生陰, 動之靜也, 廢然無動而靜, 陰惡從生哉! 一動一靜, 闔(닫을 합)闢(열 벽)之謂也. 繇(말미암을 유)闔而闢, 繇闢而闔, 皆動也. 廢然之靜, 則是息矣.
<至誠無息>, 況(하물며 황)天地乎! <維天之命, 於穆(화목할 목)不已>, 何靜之有!"([사문록 思問錄]내편. p.402).
선산은 말한다.
"태극은 건곤의 합찬(合撰)이요, 음양의 혼합이요, 리기가 함께 온전히 구비된 것이다." <[주역외전]의 사상을 정리한 것>.
***太極(宇宙)의 정리***
宇宙(太極)는 비어있는 정태(靜態)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태(動態)이다. 태극(우주)이 動하여 陽을 생산하고 靜하여 陰을 생산한다.
太極은 乾坤의 合撰이요, 陰陽의 混合이요, 理氣가 온전히 구비된 것이다. 태극은 변화의 세계를 초월하여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초월자(Supernatural Being)가 아니다. 우주는 제한된 량을 가지고 있고 역에서 말하는 우주는 물리학적 우주가 아니라 "삶의 우주", 즉 생활세계(레벤스벨트 : Lebenswelt)이다. 역이 음양의 심볼을 토대로 한 이진법(Binarycode)적으로 무한히 변화할 수 있는데, 64괘로 한정한 것은 이를 대변하는 것이다.
***"靜態는 動의 靜이다"의 정리***
문이 닫힌다는 것은 문의 열림이 있어야 문의 닫힘이 있는 것이고 문이 열린다는 것은 문의 닫힘이 있어야 문의 열림이 있는 것이다. 문은 열고 닫는 기능을 한다. 문은 열림과 동시에 닫힘이 존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은 열고 닫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靜態는 動을 전제로 있는 것이다. 靜이 없는데 어찌하여 動이 있을 수 있는가? **(역에서 靜이라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靜態는 動의 靜이므로 靜에서 陰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생겨남이라는 말 자체가 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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